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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칼럼] 통일을 포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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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21-01-19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작금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통일에 대한 관심은 거추장스러운 일이며 기껏해야 사치가 아닌가 한다. 이른바 통일무관심 혹은 통일기피 현상은 비단 일반 국민들에게 국한 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들이 통일, 외교, 안보 등 국가적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취업과 실업 그리고 경제활동 등 즉각적 이해관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 고성호 성균관대 초빙교수


문제는 국가 문제의 쟁점이 ‘평화 vs 안보’라는 틀로 짜여지면서 통일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통일 전문가들조차도 통일문제보다는 평화와 안보 논쟁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런 문제는 당사자들의 관심부족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도 관심이 없는데 일반 국민들이 관심을 갖겠는가?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지난 1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했으며 일주일 후인 1월 18일에는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과연 통일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나 표출되었을까? 결론적으로 신년사에서는 ‘통일’이라는 단어가 딱 한번 언급되었고,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통일에 대한 질문도 없었고 언급도 없었다. 신년사에서도 사용한 통일이라는 말도 적극적인 통일관을 피력했다기보다는 남북이 협력하다보면 통일이 될 것이라는 상투적 표현이 전부이다.

대통령이 통일에 관심이 없는데, 통일부가 통일에 관심을 갖겠는가? 얼마 전 통일부는 대변인 발표를 통해 북한은 “당 대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시사”했다는 등 국민을 현혹할 수 있는 발표를 하였다. 사실인즉슨 “핵무력의 고도화”를 다짐했고, 우리의 무기 증강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남북관계가 결정될 것이라는 등 우리에게 압력을 보내온 것이다. 북한이 바뀐 게 아니라 우리 정부가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는 형국인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떠한가? 대통령은 “언제든, 어디서든, 비대면의 방식으로라도 대화”를 하자는 제의를 하였고, 통일부는 즉각 ‘비대면 대화실’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남북 간 합의가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남북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등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쪽은 합의를 무시하고 다른 한쪽만 합의를 지킨다면 그 합의는 누구를 위한 합의란 말인가?

같은 맥락에서 한쪽은 통일을 추진하고 다른 한 쪽은 통일을 반대한다면 어느 쪽으로 통일이 될 것인가?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통일합목적적 정권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화통일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대통령도 통일에 관심이 없고 통일부에는 ‘통일’이 없으니 항간에서 말하는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이치인가?

일방적 유화책으로는 남북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갈등의 근원은 북한에 존재하는 세습적 전체주의 체제 그리고 자유롭고 부유한 대한민국의 존재로 압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가치와 체제 그리고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변해야 한다.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변화를 시켜야 하며, 적어도 북한의 일방적 이해에 부합하는 행위만이라도 그만 두어야 한다.

늦었지만, 대통령은 좀더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통일부는 보다 적극적인 통일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힌 대국민 약속을 명심해야 한다.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대한 유화책보다는 지금이라도 통일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통일은 그저 그렇게 오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국민적 관심사를 기반으로 국제적 협력을 도모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또 예측불가한 통일의 기회를 잡기위해서는 체계적인 통일준비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부당한 주장이나 행동에 대해 눈을 감아주거나 오히려 대변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에 역행하는 행위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축년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통일을 준비하는 쪽은 통일을 이룰 것이고, 통일을 기피하는 쪽은 통일당할 것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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