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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미운오리’아닌‘함께 할 국민’으로 뿌리 내리는 것 중요”

[좌담회] 탈북단체장들의 새해 간절한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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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12-28

신축년 2021년이 밝아왔다. 코로나19는 사회의 일상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마스크 안 쓰고 다녔던 시절이 마치 동심의 세계마냥 부럽기도 한 요즘 세월이다. 신년 소망이코로나19로부터 해방이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이다.

탈북민들의 고향, 북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0명이라고 밝혔지만 워낙 폐쇄적 당국에서 발표하는 숫자라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 확진자가 북한에만 없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어렵다.

미지의 사회, 북한은 1월부터 대형국내행사 몇 개를 치른다. 조선노동당 8차대회와 최고인민회의 등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 가뜩이나 어렵게 사는 주민들은 당국이 강요하는 정치 행사참여 속에 힘겨운 정초를 시작할 것이다.

탈북민들에게 북한은 두고 온 고향이고 남겨진 부모형제가 사는 정든 곳이기에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

새해를 맞으며 탈북단체장들의 어려웠던 일과 새해 소망을 들었다.

 

평안남도 안주가 고향이다. 군사복무 후 대학공부를 하고 김일성-김정일사회주의청년동맹 평안남도위원회 등 국가기관에서 당일군으로 근무했다. 200411월 남한으로 입국했다.

2013년부터 통일부등록 사단법인 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 5대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광명, 인천, 충청, 전라, 경상지부를 꾸리고 각 지부와 긴밀한 연계 하에 일하고 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이다. 200211월 라오스-태국을 거쳐 서울로 왔다. 2008년 대전침례신학대학교 신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졸업하고 20124월부터 한민족대안학교교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25명의 탈북민 자녀출신 학생과 12명의 선생님(대부분 자원봉사자)이 있다. 학교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하고 있다.

 

평북 의주가 고향이다. 19797, 인민군 최전연부대 군사복무 중 대학추천 문제로 상급군관(장교)과 겪은 갈등으로 인해 휴전선을 넘어 귀순했다. ‘세계북한연구센터20107,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개소했다.

현재는 종로구 관철동에 위치하고 있다. 탈북민 출신 북한전문가들과 외국의 저명한 북한연구학자들로 구성된 북한체제변화 연구 싱크탱크이다. 탈북민사회 최고 엘리트단체이다.

 

양강도에서 태어났다. 20165월 대한민국에 입국했으며 20196숭의동지회1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숭의동지회는 198010월 서울에서 설립된 국내 최대 탈북민단체이다. 현재 17개 지부가 있으며 창립 40주년을 맞은 탈북단체이다.

 

함경북도 어랑이 고향이다. 20088월 중국-몽골 국경을 넘어 울란바토르를 경유하여 서울로 왔다. 숭실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에 편입하여 사회복지학과를 복수전공하여 20152월 졸업했다. 탈북민단체인 통일한울회는 인천지역에서 대표적인 탈북민 정착도움 및 봉사단체로 지난 201410월에 설립하였다.

 

안찬일= 이달 북한에서는 최대의 정치행사인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가 열린다. 19806차 대회 이후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재개된 당 대회가 5년에 한 번씩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형식적인 행사에 그쳐지지 않기를 바란다.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노선을 선택하여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다소 나아졌으면 정말 좋겠다.

북한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궁핍한 지경에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계속되고 코로나19로 수출입무역이 끊긴 상태에서 북한이 살아남는 방법은 별로 없어 보인다.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UN의 대북제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작년에 만들어진 탈북민들의 정당 남북통일당은 탈북민들도 남한에서 충분한 정치세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또한 북한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자유가 어떤 것인지를 각인 시켜주는 계기도 되었다고 본다.

무엇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비록 시작은 미약하나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다가 보면 언제인가는 탄탄하고 큰 조직체로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빵을 먹으라고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가 하나씩 배워가면서 농사를 지어 열매를 맺어 가져야 그것이 보람되고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탈북민 사회도 정부가 외면하는 미운오리가 아니라 이 땅에 더불어 사는 사람들, ‘먼저 온 통일’ ‘함께 할 국민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봉사활동과 나눔 활동을 꾸준히 펼쳐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지금의 코로나19도 올해는 거짓말처럼 사라질 것이다. 반드시 그럴 거라 확신하는 희망을 우리 모두 가져보자. 다소 일시적인 시련과 애로가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굳세게 살아나가자.

누가 뭐라고 해도 통일은 반드시 올 것이다. 멋진 미래를 앞당겨 먼저 이 땅에 온 우리 탈북민들은 분명 통일의 선구자다. 우리가 지금 남한에서 잘 연습하고 익혀두었다가 통일 후 한반도 북부지역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화를 위한 일에서 꼭 기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 탈북민들이 이 땅에 사는 이유일 것이다.

새해에는 모든 탈북민들이 어깨를 쭉 펴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보무당당히 전진하는 뜻 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 모두에게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과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

강 진= 지난 2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매해 8천만 원의 예산을 받았다. 이것으로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정, 장기요양환자, 소년소녀가장 등 취약계층 탈북민 170가족에게 1년에 10개월간 3만원 상당의 생필품 및 식품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올해 2021년에도 지속할 예정이다.

단체는 사람관리가 기본이다. 특히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을 제때에 찾지 못하는 것이 어려움이다. 어쩌면 과거 있었던 탈북여성 한성옥 모자 아사 사건도 우리 탈북단체들이 제때에 발견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본다.

또한 요즘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시대에 후원자들도 많이 끊겨 사무실관리 운영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회원들의 회비와 내가 보충하는 사비로 그런대로 관리비는 물고 있다. 뜻있는 분들의 후원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많은 행사가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연말에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만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진행하였다.

부산지부, 광명지부, 충남지부 등에서 모두 300박스의 김치를 만들어 독거노인 탈북어르신 가정, 한부모가정, 새내기 탈북민가정, 소년소녀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였다.

새해에는 단체의 지부를 더 늘릴 계획이다. 또한 회원들에게 봉사활동에 대한 중요성과 참여건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가려고 한다. 현재 분기마다 1회 진행하는 지부장회의를 보다 심층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임예진=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단체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도시환경미화 활동을 활발히 벌렸다. 매월 한 차례씩 지하철역 주변에서 2시간 동안 담배꽁초, 휴지, 쓰레기 등을 수거했으나 코로나19로 더 이상 봉사활동은 하지 못한다.

매주 독거노인과 장애인의 집을 찾아다니며 사랑의 나눔과 집안일을 거들어주고 있으며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말동무를 해준다. 이것도 코로나19로 계획의 절반으로 줄였고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질병으로 인하여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을 찾아가 위로해주는 봉사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탈북민멘토링 활동을 재개하려고 한다. 선배 탈북민이 후배 탈북민을 찾아가 생활의 어려움도 요해하고 그 대책을 위한 준비회의를 단체 임원들로 진행하는 것이다. 단순히 생활지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후배들이 편한 마음을 갖고 빨리 이 사회에 정착하도록 돕자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기존에 진행해오던 사랑의 물품 나눔 행사도 재개하려고 한다. 새내기 탈북민들에게는 수건 한 장, 샴푸 한 개가 귀한 것이다. 영세 탈북민들을 적극 찾아내어 그들의 생활을 돕는 것이 우리 단체의 연중 계획 중의 하나이다.

고마운 분을 꼭 소개하고 싶다. 인천지역 내의 탈북민들의 정착과 생활안정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시는 이강호 인천 남동구청장님이다. 추석·설날이면 꼭꼭 잊지 않고 어려운 우리 탈북민들부터 챙겨주신다.

전주명 = 우리 단체가 지난 5년간 꾸준히 해오는 업무 중의 하나가 탈북민 노래교실이다. 탈북어르신들 70~80%가 독거노인으로 북에 남겨진 가족에 대한 죄책감으로 상심이 크다. 이는 심각한 문제로 인간의 외로움은 질병보다 무섭다.

예전에는 탈북어르신 40여 명이 매주 한 차례씩 노래교실에 나와 3~4시간씩 노래도 배우고 장기와 윷놀이 등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이 프로그램도 전면 중단된 상태인데 다소 아쉽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언제인가는 탈북어르신들을 위한 노래교실이 꼭 다시 열리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작년에 계획했던 단체의 행사 중 80%가 취소 및 연기 되었다. 그중의 하나로 매년 지급하던 탈북학생장학금 전달행사도 열리지 못했다. 어떻게 하든 이것만은 복원하려고 한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지원 사업은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새해에는 탈북민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활성화 방안을 적극 실현시킬 계획이다. 우선 구매는 해당기업의 매출증대와 장애인,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 일자리창출에 기여한다. 현재 물품으로 제한된 생산품의 범위를 용역(서비스), 공사로 확대, 탈북민이 대표인 기업도 포함, 공공조달이 가능토록 제도개선을 권고 예정이다.

또한 시설관리공단, 도시철도공사 등 공공기관에 탈북민 우선채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요구사항을 만들고 국회에서 법안으로 만들도록 하는데 도움을 드리려고 한다. 그래야만이 우리 후배들이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아직도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이를테면 사회주의 사회에서 게으르게 살던 사람들로 말이다. 심히 잘못된 인식이다. 공공기관부터 탈북민 채용의 모범을 보여야 민간 기업도 따라 할 수 있다.

최화숙= 작년 6월 탈북민들이 북한에 뿌리는 대북전단을 빌미로 북한당국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대북전단을 뿌리지 못하게 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정부는 몇 시간 만에 그 걸 수용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민국은 자존심도 없는가. 독재자의 말도 고분이 잘 듣고.

이를 계기로 탈북민단체에 대한 시무검사가 통일부에서 있었다. 유독 탈북민단체장들이 운영하는 대안학교만 집중적으로 1~2차에 걸쳐 진행하였다. 자괴감이 들었다. 대북전단하고 탈북청소년 대안학교하고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한민족대안학교는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운영되는 학교이다.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 분야의 많은 곳이 어려움을 겪다보니 후원자들의 도움도 크게 미치지 못한 작년 한 해이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여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된 작년을 꿋꿋이 이겨 왔으며 무엇보다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이 되어 우리 모두의 생활이 코로나 이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세상에 부럼 없이 마음껏 배우며 뛰어놀아야 한다. 건실한 정신과 튼튼한 체력을 가진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다.

림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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