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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북정책의 문제점부터 진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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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20-10-14

<정복규 논설위원>

대북정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일관성이 없으면 남북 간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뢰가 결여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의 대북정책은 진보나 보수 어느 진영이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남북한 상호 불신이 커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은 군사적 경계 대상이면서 장기적으로는 통일을 함께 이룩해야 할 협력의 대상이다. 대북정책에 있어서 교류협력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관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남북은 적대감과 불신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불안정성이 매우 크고 예측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정책의 방향까지 끊임없이 바뀐다면 신뢰가 결코 쌓일 수 없다.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세부정책을 펴야 한다. 여기서 중심의 의미를 오해해서는 안 된다.

유화정책만을 펴야 한다거나, 혹은 강압외교만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물론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는 상황에 따라 대응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역대 정권은 상당 부분 국내 정치의 문제로서 북한을 다뤄왔다. 정권이 바뀌면 새로운 접근법을 내놓았다.

정책의 일관성과 끈기가 중요하다.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을 유달리 강조해서는 안 된다. 1990년대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남북문제에 있어서 후임자들에 의해 대부분 가혹하게 부정되는 수모를 당했다.

그리고 이런 악순환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햇볕정책과 그 정책 추진을 선도해 온 통일부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평가가 심각한 적도 있다. 햇볕정책은 남북 간의 교류협력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갖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민족 우선주의에 치우친 대북인식과 일방적인 유화정책 그리고 대북 저자세 등 문제가 있었다. 전임 정부 정책과의 차별성을 유달리 강조하면서 단 시일 내에 큰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업적주의 등도 비판적 평가를 받아 왔다.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얼마든지 변화와 개혁을 해 나갈 수 있다. 대북정책까지 전임 정부의 정책과 완전하게 단절할 필요는 없다.

북한은 우리에게 이중적 인식의 대상이다. 국가 안보주의 시각에서 보면 북한은 포용과 협력보다는 갈등과 대결의 대상이다.

반면 민족 중심 차원의 시각에서 보면 갈등보다는 포용과 협력의 대상이다. 어느 한쪽 시각으로만 북한을 인식해서는 안 된다. 전임 정부의 대북정책을 본질보다는 정략적 차원에서 과도하게 비판하면서 또 다른 정책만을 제시하면 그 결과는 불행하다.

집권 내내 전임과 현임 두 정부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그리고 5년 뒤에는 후임 정부에 의해 또 다시 자신의 정책이 부정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한다. 북한 또한 5년마다 정책이 달라지는 남한과 진지한 논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을 것이다.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서독의 빌리 브란트 수상은 1969년부터 동독을 포함한 사회주의권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동방정책을 폈다.

이는 장기적으로 통일을 바라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1972년에는 동서독 기본 조약을 체결하고 할슈타인 원칙을 폐기하는 등 세부적인 실행을 해 나갔다.

사민당 브란트가 물러난 이후 보수 기민당 인물이 수상이 되었다. 그러나 동방정책은 정권 교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발전을 거듭했다. 동방정책이 약 20년 간 시행되면서 드디어 1990년 독일 통일을 이뤄냈다.

한반도 문제를 규정해 온 1953년의 휴전체제는 1991년의 기본합의서 체결과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새로운 체제로 전환됐다. 먼저 대북문제에 대해 국론 공론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 가능한 정책이 나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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