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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엿보기] 젊은이들 연애와 결혼

연애는 곧 결혼을 의미…여자들 ‘산보’ 제의 신중히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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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13-09-09


북한에서 공식적으로는 남녀 모두에게 만혼이 장려되고 있지만 여성들의 경우에는 어린 나이에 결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이다.

1990년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김정일은 조국보위를 운운하면서 군 복무를 10년에서 13년으로 늘리고 남자의 결혼 나이를 30세 여성은 27세로 규정하도록 지시했다.

대학이나 군대에서 공식적으로 연애가 금지되었고, 최근 경제난으로 여성들의 자립 능력이 향상되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신 여성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산보 코스는 모란봉 공원·보통 강변 등

 

북한의 ‘가족법’ 제9조에 의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17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북한은 젊은이들이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그리고 ‘사회와 집단’을 위하여 보람 있게 일한 다음 결혼하는 사회적 기풍을 확립하기 위해 만혼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남자의 경우 군복무 관계로, 여자의 경우는 노동력 확보 등으로 만혼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70년대만 해도 통상 남자는 군에서 제대하는 30세 이후에, 여자는 20대 중반 이후에 결혼을 해왔다.

과거에는 7대 3 정도로 중매결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연애가 증가함에 따라 그 비율이 거의 반대가 되어 연애결혼(북한식 표현으로는 ‘맞혼인’)이 많아지고 있다.

선호하는 배우자는 과거에는 상대의 출신성분이 가장 중시되어 당·정 기관의 간부나 군관 등이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경제난이 반영되어 대외무역 종사자, 외화벌이 일꾼 등 경제적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또한 시부모를 모시고 살지 않아도 되는 신랑감이 인기가 높다. 여성들의 경우 어린 나이에 결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나이와 관련해 20대 초반을 ‘금값’, 20대 중반을 ‘은값’, 20대 후반을 ‘동값’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가 쓰는 ‘데이트’라는 용어는 북한에서 ‘산보’라는 용어로 쓴다. 우리에게는 산책이라는 의미와 같은 뜻이지만 북한에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로 여기는 말이다.

북한에서 연애는 곧 결혼을 의미하므로 여자들은 산보 제의를 신중히 받아들인다. 많은 북한 커플들이 찾는 데이트 코스는 모란봉 공원, 평양 체육관 앞 광장, 대동강 변 오솔길, 보통 강변 등이 있다.

 

자유연애 급증…혼전 성관계도 많아져

 

북한에서는 대학이나 군대에서 공식적으로 연애가 금지되어 있다. 통상 남녀관계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려 해도 쉽게 되지 않는다. 대학생들도 서로 호감이 가는 상대와 몰래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보수적인 사회 통념과 남의 이목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만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연애가 곧 결혼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학교 안에서는 서로 좋아하는 걸 숨기고 대하다가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연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공원이나 강변, 혹은 밤거리가 데이트 코스가 여전히 인기가 높은 것도 그 때문이다.

자유연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혼전 성관계도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 혼전 성관계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여관보다는 으슥한 강가나 야산을 많이 찾는다.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낮 동안 비어 있는 서로의 집도 애용된다.

그런데 성교육이 미비함에 따라 여러 가지 부정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마음먹으면 다음 절차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부모의 허락을 받는 일이다. 북한에서도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고,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남한과 다르게 북한에서는 소속 직장의 당 비서 또는 청년동맹 비서에게 보고를 해 보증을 서는 제도도 있다.

무슨 서류를 제출해 정식 승인을 받는 것은 아니다. 결혼 사실을 알리고 휴가 등과 같은 선처를 받는 하나의 사회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 행진곡 ‘축복하노라’ 노래 사용

 

결혼식은 보통 직장에 지장이 없는 일요일이나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길흉을 보고 결혼날짜 택일을 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주례는 대체로 자기가 속해 있는 직장 상사, 협동농장 간부 또는 당이나 근로단체 간부가 서며, 주례사는 신랑, 신부의 새 출발에 대한 격려와 함께 수령과 당에 대한 헌신적 충성에 대한 내용을 담는다. 신혼여행은 거의 가지 않으며 결혼식 날 김일성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결혼식은 주로 소속기관, 마을의 공공회관, 신랑 신부의 가정집에서 올린다. 일부 간부계층과 부유층은 규모가 큰 음식점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청첩장이 따로 없고 주로 인편이나 전보를 통해 결혼 날짜와 장소 등을 알린다.

신랑은 주로 양복을 입고 신부는 한복을 많이 입는다. 결혼식 순서는 남한과 비슷하고 신랑과 신부가 마주보며 식을 올리는데 부모님께 술잔을 드리는 의식, 기념 촬영, 피로연 순으로 진행된다.

결혼 행진곡은 우리가 결혼식장에서 주로 듣는 바그너와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이 아닌 ‘축복하노라’는 노래를 사용한다. 가사는 주로 인연을 맺은 신혼부부를 향한 축복의 소망을 담고 있다.

결혼식 후 이뤄지는 피로연은 사회자의 선언에 따라 친구들이 결혼을 축하하는 ‘오락회’가 열리는데 신랑 측 남성 친구들과 신부 측 여성 친구들의 서로 상대방을 지목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새로운 커플이 탄생하기도 한다.

결혼식 후 떠나는 신혼여행은 북한에서 보편적이지 않다. 여행을 가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 고장을 찾아 나들이를 하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체하는 게 일반적이다.

곽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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