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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3·1운동 105주년… ‘최초 국어사전’원형 재현

‘조선어사전’ 초판본 86년만에 복간/ 조선어사전 1938년 문세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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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원 기자
기사입력 2024-02-28 [13:31]

3·1운동 105주년을 맞아 조선어사전이 복간됐다. 초판 발간 후 86년만이다. 조선어사전은 우리말로 된 최초의 국어사전으로 청람 문세영이 편찬해 1938년 발간됐다. 어휘를 모으고 풀이한 사전이기 전에 우리말이 나라말이 될 수 없던 시기에 우리 언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리는 선언이기도 했다.

 

조선어사전은 초판본 8만여 어휘, 수정증보판(1940년 발간)9만여 어휘의 올림말이 실린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4만여 어휘가 실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말모이6만가량의 어휘가 실린 조선총독부 사전을 능가한다.

 

표준말 외에도 방언, 옛말, 이두, 학술어, 속담, 관용구 등 다양한 우리말을 수록하고 있어 당대의 언어생활뿐만 아니라 사고방식과 문화를 두루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모던껄’, ‘모던뽀이등 근래의 사전에는 수록되지 않은 신어가 실린 사례, ‘러버(Lover)’의 뜻풀이로 마음속에 있는 사람. 戀人(연인)’을 제시하고 있으면서 정작 연인은 올림말로 등재되지 않은 사례 등은 서구 문물이 유입되던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일제의 무단통치로 우리 문화가 사그라들던 시기에 우리말이 생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위대한 저술로 최현배의 우리말본(1937), 김윤경의 조선문자급어학사(1938)와 함께 일제강점기 우리말 관련 3대 저술로 꼽힌다. 조선어학회가 1933년에 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의해 표기한 최초의 사전이기도 해 당시의 표준어 보급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학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온전한 실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지식공작소(대표 박영률)최초의 국어사전이 박물관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영인본으로 복간하게 됐다국립한글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고려대학교 소장본과 비교·대조하여 원형과 최대한 동일하게 재현했다고 밝혔다.

 

단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가 변하거나 사라지기도 한다. 때문에 현대의 국어사전을 통해 과거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시차뿐 아니라 오해도 동반하는 일이다. 하지만 <조선어사전>20세기 초 조선을 들여다보려는 이들에게 올바른 렌즈가 되어 준다. 이 책을 통해 연구자는 당시의 생생한 풍경을, 문학 독자는 작가가 의도한 의미를, 창작자는 현대의 국어사전에서는 맛볼 수 없는 풍부한 언어의 바다를 지금 여기에 불러올 수 있다.

 지식공작소 펴냄. 정가 51100

 

 문세영은 누구인가

훈민정음 반포 500년 만에 첫 우리말사전 편찬한 교육자

 

청람(靑嵐) 문세영(文世榮)1895(고종 32) 태어나 서울 종로구 누상동에서 살았다. 한국전쟁 당시 행방불명 돼 사망연도는 알 수 없다. 배재고보를 졸업하고 1917년 일본 동양대학 윤리교육과에 입학했다. 문세영이 우리말 사전을 처음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대학 1학년 때다. 함께 하숙하던 중국인 유학생이 조선어로 된 사전이 있냐고 물었는데 아무리 수소문해 봐도 우리말 사전이 없었다. 문세영은 사전도 없는 민족이라는 수치심에 우리말 어휘를 모으기 시작했다.

조선어사전은 문세영이 민족적 과업을 이루기 위해 개인적 삶을 바쳐 편찬한 것으로 현대 국어사전의 기틀이 된 기념비적인 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깁고 더한 수정증보 조선어사전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국립국어원의 근현대 국어사전서비스 활용 자료로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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