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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만화영화산업과 ‘선군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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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문
기사입력 2003-11-24 [11:04]

북한의 만화영화 제작수준은 이미 국제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 85년부터 프랑스, 아탈리아, 스페인 등 주로 유럽국가들로부터 주문을 받거나 합작을 하며 만화영화제작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와 함께 북한은 국내용 어린이 만화영화 제작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사상’ 반영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문학신문 최근호는 “문학예술을 선군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선군문학예술로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아동영화도 어린이들을 선군사상으로 교양하는 위력한 무기가 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남한에서도 간혹 소개되곤 했던 북한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 ‘소년장수’ 등은 선군사상(군이 모든 부문을 주도하는 것)이 반영된 대표적인 작품이다.
지난 83년에 제작된 4부작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다람쥐와 고슴도치가 족제비에 맞서 꽃동산 마을의 평화를 지켜나간다는 내용으로 속편이 계속 제작되고 있다. 최근 제작된 ‘다람이와 고슴도치’ 속편은 80년대의 줄거리와 완전히 구별되며 현대식 군사장비와 최신형 무기로 민첩하게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꽃동산 정찰병들과 적들간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전개되는 것으로 북한 문학신문은 소개하고 있다.
또 82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소년장수’는 고구려를 시대배경으로 한 장편 만화영화로 용감한 소년 ‘쇠매’가 적의 음모를 깨뜨리며 훌륭한 무사로 자란다는 내용.
남한의 청년들이 ‘아톰’과 ‘로보트 태권V’ 같은 만화영화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듯이 북한 젊은이들도 고구려 소년장수 쇠매와 적장 호비와의 흥미진진한 대결을 잊지 못한다.
북한 만화영화의 산실로 일컬어지는 4.26아동영화촬영소는 지난 57년 9월 창립됐으며 만화영화뿐만 아니라 인형영화·지형영화(종이로 만든 동식물 등의 도구를 사용해 만든 영화)도 만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로 어린이들의 심리에 맞으면서도 교육적 효과가 있는 다양한 아동영화들을 제작, 보급해왔으며, 최근 5년 동안 500여편의 아동영화를 만들어냈다.
이 촬영소에는 현재 연출가와 미술가, 원도가를 비롯한 1천명이 넘는 젊은 창작가들이 일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스캔과 원도 및 배경의 채색, 동화, 특수효과를 포함한 편집·합성을 컴퓨터로 처리, 기술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26촬영소에서 만든 작품으로는 ‘가르간츄아’, ‘아라비안 나이트’, ‘레미제라블’, ‘사자왕 신바’, ‘타이타닉’ 등 많은 작품들을 제작해 유럽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었으며, 각각 26부작으로 된 ‘산도칸’, ‘트로미로의 아이’, ‘나리고타’와 14부작으로 된 ‘고양이 빌리’ 등의 주문 만화영화들을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장편만화영화 ‘새끼돼지 헤르클레스의 모험’, ‘흡혈귀 어네스트’, ‘간다하르’ 등도 이 촬영소에서 제작한 것이다.
설귀순 기자

<사진설명> 북한 만화영화의 산실 4.26아동영화촬영소의 창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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